전남여수 진남관의 추녀 양쪽이 내려와 지붕 처마선이 울퉁불퉁 휘어져 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제공
안전도 싸고 관련단체 ‘이견’
세계박람회 행사 변수로
“해체여부 등 5월 종합검토”
전남 여수의 진남관 터에 있던 진해루라는 누각은 충무공 이순신이 전라좌수영 본영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이 누각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끌었던 수군의 중심기지 구실을 했지만, 정유재란 때 일본군에 의해 불에 타 없어져 버렸다. 1599년(선조 32년) 삼도수군통제사 겸 전라좌수사로 부임한 이시언이 75칸의 객사를 지어 진남관이라 이름 지었고, 조선 수군의 중심기지로 사용됐다. 또다시 불에 탄 것을 1718년(숙종 44년) 건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정면 17칸, 측면 5칸, 68개의 기둥을 가진 진남관은 단층 목조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2001년 4월 국보(제304호)로 지정됐다.
진남관이 노후화로 원형 변형이 심각해지면서 건축물의 전면적 해체를 포함한 수리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재청은 9일 “올해 5월 진남관에 대한 5년 동안의 모니터링 결과가 나오면 보수를 할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2일 문화재 전문위원 2명과 함께 진남관을 방문해 확인했으나 붕괴를 우려할 만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청은 2007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연구실을 통해 진남관에 계측기를 설치해 기록중인 건축물 변형 실태 보고서가 나온 뒤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2001년 정밀 실측 때 처마의 틀어짐이나 기둥 기울기 등은 이미 확인됐던 사항”이라며 “건물이 조금 기울었다고 곧바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덕문 연구관은 “건축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지만, 기둥 중 일부가 20㎝ 이상 앞으로 기울어져 있고, 활주(처마 끝을 받치고 있는 기둥)가 휘어지는 등 건축물이 변형된 상태여서 원형 복원을 위한 수리가 필요하다”며 “여수세계박람회(5~8월)를 앞두고 있는 만큼 국제적 행사를 치른 뒤 종합적인 진단을 통해 해체·설계·복원·수리 등의 일정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17일 현장을 조사했더니 진남관의 정면 왼쪽 처마는 곡선처럼 휘어져 있었고 활주의 힘으로 버티고 있었다”며 “진남관 오른쪽 뒤편 선자 서까래는 부러지고 건물 내부의 ‘도리’도 대부분 휘어져 매우 위험해 보였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