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굴꾼 극성…고분.유적지 '초토화'

4만4천개소 훼손…10년내 대부분 유적지 파괴 예상

유에난(岳南)이 쓴 책 ‘황제의 무덤을 훔치다(원명: 中国盗墓传奇):’中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없음.>

  오랜 문명과 유서깊은 역사로 전국 각지에 유적지가 다양하게 펼쳐져 있는 중국이 경제 개방과 건설이 가속화되면서 유적지 도굴과 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문화역사 유적지를 일괄 조사해 최근 발표했다.

   중국은 70만여개소를 유적지로 등재했으며 이중 4만4천여개소가 이미 훼손된 것으로 파악했다.

   훼손이 가장 심한 지역은 토용 유물이 풍부한 산시성 일대로 3천500여개소 이상이 이미 유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대학 고고학 조사팀은 "이전에는 중국 곳곳에 고분이 널려 있어 하나가 도굴돼도 비슷한 고분을 또 찾을 수 있었으나 이제는 너무 많이 파괴돼 하나가 도굴되면 유사한 것을 찾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조사팀은 "이전에는 고분 10개중 9개가 도굴된 상황이었으나 이제는 10개중 9.5개꼴로 이미 도굴되고 파손된 형편"이라며 자신들이 조사한 산시성의 한 지역에서는 무덤 900개가 도굴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주나라 시대 주요 대형 고분 2개를 탐사한 결과 2개 모두 완전히 텅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유적 도굴이 극심해지고 있는 것은 경제 개방과 개발로 중국 고대 유물, 문화재 거래 시장이 국내와 국제적으로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10년에는 유적지 도굴 451건, 불법 문화재 거래 387건을 적발했다.

   2010년 상반기에만 도굴과 불법 거래에 관련된 폭력조직 71개를 검거하고 787명을 체포했으며 도난 문화재 2천366개를 회수했다.

   불법 문화재 도굴이나 거래로 적발되면 3-10년, 최고는 무기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데도 전국적으로 10만여명이 불법 유물 거래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도굴 고분 옆에 아예 '공장'을 차리고 대규모로 유물을 빼내는 한편 수십 t 짜리 석관의 해외 '수출'도 마다하지 않는 등 과감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시안에서는 27t짜리 당나라 시대 한 애첩의 석관이 100만달러에 미국으로 수출된 적 있으며 중국 당국은 4년 만에 이를 회수했다.

   중국 당국은 문화재 도굴을 막기 위해 2006년 7억6천위안이었던 관련 예산을 2011년 97억위안으로 늘리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문화재 보호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기 십상이다.

   문화재 도굴은 유물 도난에 그치지 않고 유적지를 크게 훼손하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유적지 훼손이 너무 심해 해당 유적지의 건립 시기나 방식조차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도굴꾼들이 유물을 발굴하려고 유적지를 불도저로 아예 밀어버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며 도굴꾼들이 휩쓸고 지나간 유적지에는 2천년 이상된 관, 도자기, 철기 유물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기가 예사이다.

[연합뉴스]

기사보기

http://app.yonhapnews.co.kr/YNA/Basic/article/new_search/YIBW_showSearchArticle.aspx?searchpart=article&searchtext=%eb%8f%84%ea%b5%b4&contents_id=AKR2012010208670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