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감독 '허술'…멍드는 문화유산

명동성당 터에서 구한말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이 나왔음에도 공사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는 소식 여러 차례 보도해 드렸는데요, 시공사는 물론이고, 문화재를 관리·감독하는 관계 부처, 그리고 명동성당과 서울대교구 모두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오택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명동 성당 재개발 현장. 공사가 중단된 채 현장만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문화재청이 이 지역에 대한 전면 발굴 조사를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오택성 / 기자 - "구한말 때의 유적으로 추정되는 배수로와 도자기입니다.
10월 중순에 발굴됐지만, 공사는 그 이후 두 차례나 더 이어졌습니다.

" 문화재청이 지난달 25일 서울시청과 시공사 측에 발굴 조사를 해야 한다고 공문을 내렸음에도 공사를 강행한 겁니다.

▶ 인터뷰 : 명동성당증축현장 관계자 - "공사를 한다고 사실 (서울대교구에)보고를 했어야 하는데, 우리가 그 부분을 간과했습니다.

그런 점은 우리가 잘못한 거고요." 사정이 이런데도 문화재청은 정밀 조사도 해보지도 않고 현재까지 훼손된 유물이 없다며 한가한 답변만 내놓습니다.

▶ 인터뷰(☎) : 문화재청 관계자 - "유적지가 훼손된 것은 아니고요. (현재까지) 발굴한 유구 훼손이나 그런 것은 없었어요." 공사를 관리·감독하는 명동성당과 서울대교구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문화재청이 지난달 25일 전면 조사 결정 공문을 보냈음에도 서울대교구는 11월 1일에 받았다고 해명하는 등 공사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황평우 /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명동 성당이나 서울대교구, 서울시 문화재과, 더 나아가서 문화재청 이런 데서 관리 감독을 안 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 결국, 주관 부처의 무책임한 태도와 밀어붙이기 식의 공사로 보존돼야 할 소중한문화유산만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택성입니다.

[매일경제] 오택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