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설립 50주년 기념展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고려청자 매병<사진>,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굴된 사리장엄구(舍利裝嚴具·사리 담은 용기), 한국 근대 스포츠의 영웅인 엄복동(1892~1951) 선수가 타던 자전거….지난 반세기 동안 문화재청(청장 김찬)이 발굴·보존해 화제를 모은 유물이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 발족 50주년을 기념해 2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막한 '어제를 담아 내일에 전합니다' 특별전. 우리 문화유산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사진과 영상 위주의 전시이지만, 평소 보기 힘든 실제유물 45점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지난해 태안 앞바다에 파묻혀 있던 고려 선박 '마도 2호선'에서 발굴된 청자매병(靑磁梅甁)은 술·물을 담는 것으로 알려진 매병이 꿀단지로 쓰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첫 사례로 수중 고고학의 중대한 성과다.
등록문화재 제466호인 '엄복동 자전거'는 영국 러지사(社)가 1910~1914년 무렵(추정) 특별 제작한 경주용 자전거로 우리나라에서 사용된 가장 오래된 자전거여서 체육사적 가치가 크다. 엄복동은 자전거 판매상 점원으로 일하던 1910년 전(全)조선 자전거대회에 출전해 우승한 이후 많은 대회에 참가해 일본 선수들을 물리쳐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현존 최고(最古)의 신라 비석인 '포항 중성리신라비',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제작한 탕기(湯器)인 '은제이화문탕기'(등록문화재 제452호),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영화로 만든 이병일 감독의 '시집가는 날'(등록문화재 제348호)도 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10월 2일로 발족 50주년을 맞는다. 1961년 문화재관리국으로 출발해 1999년 문화재청으로 승격됐다. 전시는 문화재 발굴과 보존, 복원, 우리 문화재의 세계화, 디지털 문화재 등 7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다음 달 16일까지. (02)3701-7500
